촛불1주년, 5월 2일(2009년)
촛불시위 1년이 되는 2009년 5월 2일(토), 촛불은 역시 막가는 정권에 대한 분노의 외침과 창발의 문화행동을 어김없이 보여주었습니다.
법을 먼저 지켜야 할 견찰들이 그야말로 개떼같이 휘젖고 다니며 마구잡이 구타와 연행을 하는 걸 보며 분노가 치밀었지만 말입니다.
부족하나마 여러 뉴스 보도와 온라인 비디오들을 통해 보셨을텐데요, 1년 전 4만 여 명이 운집하여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와 ‘이명박 탄핵’을 외치며 시작된 촛불시위의 장소, 청계광장은 원천봉쇄되었지만, 마침 이 날부터 열린 ‘하이서울페스티벌’로 청계광장 앞 광화문 대로에서부터 시청광장까지는 잠시나마 촛불의 열린 광장이 되었습니다.
퍼레이드를 구경하는 간이 좌석들이 인도에 비치되어 있었지만, 그에 아랑곳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간 촛불들은 곧바로 ‘명박 퇴진’을 여기저기서 외쳤는데, 짧지만 뭔가 탁 트인 기분이 들었습니다.1년 내내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손팻말은 관제 행사를 일거에 살아있는 축제로 만들었고, 지하철 출구부터 여기저기를 몸소 차단한 견찰들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느낀 만큼, ‘시위’라는 단어 대신 메모지로 어떤 분이 덧붙인, "’대통령으’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손쉬운 낙서 행위는 유쾌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하이촛불축제’였습니다.
"나라꼴이 이 모양인데, 무슨 축제냐!"; "경제가 파탄났는데, 돈 쳐바른 이게 뭐냐!"는 외침과 ‘훼방’은 시작에 불과했고, 예의 ‘페스티벌’의 출연진인지 뭔지 모르게 (자칫하면 페스티벌을 망칠까) 우왕좌왕하는 견찰들을 비껴 가며, 결국 뻥 뚫린 대로를 점거하다시피 행진해 가, 시청광장에서 열린 개막식 행사장에 자연스럽게 뒤섞였습니다. 관제 가요(하이서울 노래인지 뭔지)에 명박퇴진 구호가 맞춰지고 깃발들이 그 리듬을 탔습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촛불 시위대는 무대와 객석을 구분한 울타리를 넘어 무대를 점거하고 관제행사를 정치적 문화 난장으로 뒤바꿔 버렸습니다. 제 개인 경험에 불과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가장 통쾌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기가 결코 쉽지 않지만 만약 청와대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더라도, 이보다는 덜 했을 것 같습니다. 지배 문화의 장과 의미를 위반하고 점거하는 행동이 더 길고 질긴 사회변화의 풀뿌리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미리 계획된 일이 아니라서 더욱 재밌었습니다.
시청광장에서도 그랬지만, 명동으로 이어진 시위에서는 미친 개떼들 때문에 많은 분들이 연행되셨는데, 모두 무사하시기를…
광장에서든 번화가에서든, 지나치다 마주친 수많은 사람들은 개떼들을 보며 "미친 거 아냐?"를 연발했는데, 이렇게 앞뒤 안 가리는 정권이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임을 드러내는 생생한 여론이었습니다. 물론, "송구합니다"라고 말은 할지언정 스스로 내려오기는 커녕 발악을 할테니, 더 빡쎈 앞으로의 1년을 또 시작해야겠습니다.
애초의 생각대로, 1주년이 된 이 날 촛불시위를 짧게나마 편집하여 영화의 제일 뒷부분에 포함시키려고 합니다.
며칠 내로 작업해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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